◆ 생애
정태영은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계열사인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현대카드를 금융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데이터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새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1960년 4월11일 서울에서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남편이다.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현대정공 도쿄지사 담당을 시작으로 미주 법인장, 멕시코 법인장을 거쳐 현대모비스 기획재정본부장, 기아자동차 구매본부장을 지냈다.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도 함께 맡았고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2021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만 맡고 있다.
현대카드에서 상품과 광고, 브랜드, 서비스 등 업무 전반에 혁신적 기법을 도입하고 슈퍼콘서트와 같은 문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원활한 소통과 수평적 기업문화를 강조한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기 생각을 자주 밝힌다. 활발한 소통으로 젊은층 사이에 인지도가 높다.
◆ 경영활동의 공과
△현대차그룹 벗어나 홀로서기 시동
현대카드는 2022년 4월부터 현대자동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태영은 현대차그룹에 실적 대부분을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뒤늦게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할부 서비스는 사실상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현대카드가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기아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세이브 오토’와 결이 크게 다르다.
현대카드로서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지 말아야 할 이유도 사라졌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현대캐피탈과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이유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가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수익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2020년 기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으로만 1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태영은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새 수익원을 발굴하는 일이 시급하다.
2021년 9월 정태영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고 현대카드·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에 각각 별도의 경영체제가 들어서면서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이 사실상 현대차그룹에서 독립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정태영은 일단 금융계열사 2곳에만 지배력을 두게 됐다. 카드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현대차 및 기아 등과의 거래가 줄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신규 수입원 발굴 필요성이 커진다.
▲ 현대카드 실적.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엇갈린 실적
2022년 1분기 현대커머셜의 순이익은 증가했으나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현대커머셜은 2022년 1분기에 별도기준 순이익 835억9천만 원을 올렸다. 1년 전과 비교해 63% 증가했다.
상용차와 건설기계 등 구매자금을 기업에 대여해주는 할부금융 사업에서 성과가 좋았다.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은 2021년 1분기 1752억 원에서 2022년 1분기 2143억 원으로 22.3% 늘었다.
반면 현대카드의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769억 원으로 2021년 1분기보다 4.1%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금리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일회성 비용인 법인세 규모도 40억 원가량 더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의 2022년 1분기 총취급액은 32조977억 원이다. 2021년 1분기보다 10.7% 늘었다.
신용판매(일시불 및 할부) 취급액은 29조950억 원으로 14.4% 증가했다. 반면 금융(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취급액은 15.5% 감소한 3조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회원 수는 같은 기간 932만 명에서 1010만 명으로 78만 명 늘었다.
현대카드의 실적은 2018년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가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카드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8년 1498억 원에서 2019년 1676억 원, 2020년 2445억 원, 2021년 3141억 원으로 계속 늘었다.
정태영은 온라인 채널을 활성화하고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비용을 줄였다. 또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라인업을 계속 확대하면서 카드 업황 악화에 대응한 노력의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기업으로 전환 꾀해
정태영은 경쟁 카드사보다 훨씬 이른 2013년부터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기술력 강화와 빅데이터 제휴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정태영은 단순히 데이터 관련 새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고객관리와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도메인 갤럭시’가 바로 이런 관점에서 탄생했다. 2022년 5월 현재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배달의민족, 쏘카, 이베이, 스타벅스, 무신사 등 15개 기업이 도메인 갤럭시에 포함되어 있다.
현대카드가 2021년 12월 넥슨과 게임사 전용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넥슨도 도메인 갤럭시 참여가 유력하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제휴사와 도메인 갤럭시를 중심으로 긴밀한 데이터 협업체계를 구축해 협력사들이 서로 데이터를 활발하게 공유하며 마케팅과 상품개발, 사업전략 등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태영은 2020년 8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현대카드와 제휴한 기업 모두가 업계에서 ‘챔피언 기업’이라며 이들과 데이터를 공유해 이전에 없던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도 있다.
현대카드는 또 2022년 4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 관련 부수 업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2022년 5월부터 상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한 것도 데이터기업으로의 전환과 관련이 있다. 현대카드는 일하는 방식과 환경의 근본적 변화가 금융 테크기업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영은 재택근무가 어떤 변화를 낳을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앞으로 인재관리에 필수적 요소라고 보고 도입을 결정했다.
정태영은 2022년 5월3일 페이스북에 “현대카드가 재택근무에 대해 남다른 비전이나 자신감이 있는 것은 아니며 몇백 년 동안 이어져온 출근제도의 변화가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두려워 지금도 앞으로도 실험적 태도로 운영할 생각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만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컨설팅사와 함께 근무형태를 연구할 기회가 있었고 앞으로는 인재관리를 위해 안 할 수가 없다는 판단 아래 ‘선 실시 후 발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성장으로 현대카드 회원 수 1천만 명 넘어서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덕분에 가입자 수와 매출 증가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회원 수가 2018년 783만 명이었는데 2019년 878만 명, 2020년 939만 명을 보인 데 이어 2021년 11월 말 기준 1천만 명도 넘어섰다. 이는 가족회원을 제외한 본인회원 기준 순수 고객 수다.
현대카드 고객 수 증가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 회원 수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 상업자표시신용카드 회원 수는 2018년 83만 명에서 2021년 320만 명으로 4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제휴사와 상품개발 단계부터 협력해 제휴사 고객 특성에 맞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 마케팅도 공동으로 진행하는 상품이다.
2021년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8월까지 국내 전업 카드사가 발급한 전체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가운데 88.5%가 현대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발급매수 기준으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순위를 매겼을 때에는 상위 10위 안에 든 카드 가운데 8위를 뺀 모든 카드가 현대카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함께 국내 첫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선보인 뒤 대한항공, 스타벅스, 코스트코, 신세계, 이베이, 배달의민족, 쏘카, 무신사, 네이버 등으로 제휴사를 확대해 왔다.
정태영은 오너일가 경영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카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라인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태영이 직접 신용카드 협력사와 논의를 주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다양한 업종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을 제휴사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태영은 제휴사와 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단순히 협약식에 참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편 경영진과 몇 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현대카드가 2021년 넥슨과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를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전에도 정태영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와 직접 만났다. 정태영과 이정헌 대표는 넥슨코리아 사옥 옥상에 마련된 트랙 위에서 카트라이더에 탄 채로 기념촬영도 하고 데이터 과학에 대해 두 회사가 지니고 있는 철학도 공유했다.
넥슨과 제휴카드는 2022년 5월 현재 시장에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제휴 신용카드 출시에 소극적이던 대한항공과 스타벅스코리아, 네이버 등이 현대카드의 협력사가 된 데는 정태영의 영향력이 컸다는 말이 카드업계에서 나온다.
이마트와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등이 제휴사로 합류한 데도 정태영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이 친분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무적 투자자 지분 매각으로 현대카드 기업공개 부담 벗어
현대커머셜과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2021년 8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현대카드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약 5200억 원에 사들였다.
푸본은행과 푸본생명이 각각 9.99%를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사들였고 나머지 4.02%는 현대커머셜이 넘겨받았다. 지분인수와 주주변경 절차는 2022년 5월19일 최종 완료됐다.
현대커머셜은 지분인수를 통해 현대카드 지분 28.56%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36.96% 지분율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고 푸본금융그룹은 19.98%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가 됐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애초 현대카드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이에 현대카드는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3700억여 원에 인수했다.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현대카드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도 확보했다.
그러나 현대카드 상장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결국 지분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영은 당초 현대카드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2020년 안에 기업공개 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카드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등 예기치 못한 사태도 발생하면서 현대카드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게 시장환경이 변했다.
정태영은 현대카드가 충분히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찾아 상장을 미루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임
정태영은 2021년 9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현대캐피탈은 목진원과 정태영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정태영이 사임하면서 목 대표가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정태영은 2003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약 18년 동안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다.
정태영은 현대캐피탈에서 현대자동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중고차 거래시장에서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 서비스를 내놓으며 영향력을 확대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캐피탈이 출시한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플카’는 처음에는 자동차 관리 기능을 모바일로 통합해 제공하는 ‘자동차 라이프 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2018년 11월 출발했지만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플카는 등록 중고차 매물 기준으로 2019년 업계 1위인 KB캐피탈의 ‘KB차차차’와 격차를 좁히며 빠르게 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매물 수가 4만 대 안팎에 그치는 등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고전했고 2022년 5월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정태영은 현대캐피탈에서 차량공유 서비스 통해 중소 렌터카회사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상생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2017년 9월 차량공유 서비스 ‘딜카’를 내놓으며 공유경제 산업에 발을 내디뎠다.
일반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는 회사가 보유한 자동차를 대여해주는데 이와 달리 딜카는 다른 렌터카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플랫폼을 공유해 중개 역할을 담당한다. 현행법상 카드사나 캐피털사는 12개월 미만의 단기 렌터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중고 렌터카 업체 16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창원, 춘천, 원주, 포항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 딜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2019년 5월 KT, 2019년 12월 야놀자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했다.
현대캐피탈은 2021년 3월 카카오 모빌리티 계열사 카카오T에 딜카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약 80억 원이다.
△코로나19로 현대카드 베트남 진출 시도 무산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첫 해외진출지로 베트남을 선택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현대카드는 2019년 10월28일 베트남 소비자금융 회사인 ‘FCCOM’ 지분 50%를 4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FCCOM은 베트남 중견은행인 ‘MSB’의 자회사로 개인대출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MSB와 조인트벤처 방식으로 FCCOM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카드가 FCCOM의 금융상품과 마케팅, 리스크관리, 디지털금융부문을 맡고 MSB는 현지영업과 실무부문을 책임지는 형태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개인금융에서 신용카드, 자동차금융,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베트남시장을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현대카드의 현지 금융회사 인수 허가를 1년 넘게 내주지 않으며 결국 인수 계획은 무산됐다.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019년 12월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19 유공자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 들어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
△금감원의 소비자 보호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등급 받아
현대카드는 2018년과 2019년, 2020년 3년 연속으로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2021년에는 ‘양호’ 등급을 받았다. 이 해에는 은행 5곳, 생명보험사 6곳, 손해보험사 4곳, 카드사 3곳, 여신전문금융회사 1곳, 저축은행 3곳 등 모두 26곳의 금융사를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졌는데 단 1곳도 ‘우수’ 등급을 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과 기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해마다 민원 발생건수, 소비자 보호조직 등 항목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한다. 운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취약’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2020년까지는 행정지도 형식으로 평가가 이뤄졌으며 2021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근거가 마련됐다.
현대카드는 2018년과 2019년에는 ‘포용금융·금융소비자보호·금융사기근절 부문 유공자 시상식’에서 ‘소비자보호 우수기관’에도 선정됐다.
△새로운 문화 마케팅 지속적으로 선보여
정태영은 슈퍼콘서트 등을 통해 현대카드를 문화 마케팅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현대카드는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유명한 뮤지션이 참여해온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예술분야에서 혁신적 아티스트를 찾아 소개하는 ‘컬처프로젝트’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슈퍼콘서트는 2007년, 컬처프로젝트는 2011년 시작했다.
2019년 10월에는 슈퍼콘서트와 컬처프로젝트에 이은 새로운 문화프로젝트로 공연과 토크콘서트, 브랜드 마케팅을 융합한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을 진행했다.
다빈치모텔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뽐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프로젝트다. 토크와 공연, 퍼포먼스 등을 통해 각 분야의 독보적 인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스페이스에서 2019년 10월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진행한 행사에 1만5천여 명이 방문했다.
정태영은 행사 둘째 날 직접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브랜드와 스페이스 마케팅 전략을 사례와 함께 관객들에게 재치있게 전달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문화공간 창출을 통한 ‘스페이스마케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는 서울 곳곳에 디자인, 트래블, 뮤직, 쿠킹 등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디자인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 ‘쿠킹 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 ‘바이닐앤플라스틱’, ‘스토리지’, ‘아이언앤우드’, ‘카드팩토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회원이나 현대카드 문화마케팅 모바일앱 ‘다이브(DIVE)’ 회원은 한 달에 정해진 횟수만큼 라이브러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2019년 12월 모바일앱 ‘다이브(DIVE)’를 출시했다.
정태영은 2022년 들어 문화마케팅에 대체불가토큰(NFT)도 활용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22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현대카드의 NFT 기반 문화 마케팅 활동을 알려주는 공식 채널 ‘현대카드 민츠’를 열었으며 현대카드 공연에 NFT를 접목한 시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서울 한남동에 있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리는 공연 티켓의 일부를 대체불가토큰 티켓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티켓은 일반 티켓보다 비싸지만 1열 중앙에서 관람할 기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가치를 높였다고 현대카드는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또 다이브앱을 통해 진행하는 ‘팬메이드 라이브’에 참여한 관객에게 대체불가토큰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시범으로 실시했다.
정태영은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현대카드의 NFT 몸풀기. 아직은 상상력의 새싹 단계”라고 언급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지분 없이 경영
정태영은 현대카드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 최대주주는 2022년 3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로 현대카드 지분 36.96%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현대커머셜 24.54%, 기아자동차 11.48%다.
정태영은 현대커머셜 지분 12.5%를 보유하고 있고, 정태영의 부인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현대커머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라 그룹 장악력을 높이면서 금융계열사 경영권 승계 변화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을 품기로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정태영과 정명이 사장 부부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만 들고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에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정태영의 지배력을 희석했다. 정태영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금융계열사 3곳을 들고 독립할 것이라는 기존 예측이 빗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정태영과 정명이 사장 부부는 현대캐피탈 지분을 전혀 들고 있지 않았다.
정태영은 현대커머셜 지분율을 높이면서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커머셜 지분은 2022년 3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 37.5%, 정태영 정명이 사장 부부 37.5%로 동일하다.
△현대카드를 디지털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경영전략 수립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신용카드업에서 안정적 수익 확대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태영은 2018년 11월 “디지털기술을 적용해 개인 맞춤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디지털 인프라를 축적하는 시기였으나 내년부터는 실제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2022년 2월 자회사 블루월넛과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인 ‘핀페이(PIN Pay)’를 선보였다. 따로 모바일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온라인쇼핑몰에서 핀페이 기능을 선택해 카드를 고르고 개인인증번호(PIN)를 입력하면 결제가 된다.
2022년 5월 현재 핀페이는 온라인 편집숍 ‘29CM’에만 적용돼 있으며 현대카드는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핀페이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카드가 문화마케팅 활동에 대체불가토큰(NFT)을 접목하는 시도도 디지털화와 궤를 같이 한다.
현대카드는 2022년 3월 문화마케팅 활동에 대체불가토큰(NFT)를 접목한 다양한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관련 소식을 알려주기 위한 채널 ‘현대카드 민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열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5년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그 뒤 직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하고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오승필 디지털사업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2016년 홈페이지와 광고 등에 쓰이는 현대카드 기업로고(CI)도 12년 만에 ‘디지털 현대카드’로 바꿨다. 2017년에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세운 스타트업 전용의 공유오피스인 ‘스튜디오 블랙’을 미국과 중국에 있는 디지털캠프와 연계해 디지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6년부터 2년여 동안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기술인 머신러닝으로 현대카드 결제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2018년 4월 고객의 행동패턴에 맞는 상품 검색 서비스 ‘피코’도 내놨다.
현대카드는 2018년 6월 블록체인 파일공유 기술과 관련해 특허권도 땄다.
2018년 사무실을 정보통신기술(IT) 기업처럼 꾸미기도 했다. 고정 자리를 없애고 복장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딩에 익숙해지도록 회사 안 회의실, 카페, 휴게실 등 곳곳에 코딩언어를 붙여놓기도 했다.
2019년 4월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AI-ARS)을 도입했다.
현대카드는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이 기존 자동응답시스템과 비교해 대기시간 없이 인공지능 상담원과의 상담이 진행돼 빠르고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고객들의 자동응답시스템 이용패턴을 분석해 활용빈도가 높은 6개(선결제, 한도조회, 한도조정, 청구/입금 내역 확인, 신규 비밀번호 등록, 비밀번호 변경) 항목에 우선적으로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을 적용했다.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9년 10월26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정태영은 2018년 12월 푸본현대생명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의장을 사임했다. 2012년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생명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한 지 7년 만이다.
정태영이 물러난 이유는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가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뀐 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분리 승인을 받아 의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정태영은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하고 정식 출범한 2012년 이후 줄곧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8년 9월 회사이름을 푸본현대생명으로 바꿨다. 대만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에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현대라이프생명 지분은 현대차그룹이 50.65%(현대모비스 30.28%, 현대커머셜 20.37%), 푸본생명이 48.62%였으나 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에 불참하면서 해당 지분을 푸본생명이 인수하게 돼 지분율이 62.45%까지 올랐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가 바뀌고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보험업에서 한발 물러서자 이를 놓고 정태영이 보험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태영은 처음 현대라이프생명이 출범한 뒤 시장을 보듯 보험을 구매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에 상품을 진열하고 자판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획기적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국내 보험업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태영은 페이스북에 “기존 금융사업보다 복잡한 계기판이 많고 개혁적 접근보다 둔보의 접근이 적절한 보험업이어서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카드 제치고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
현대카드는 2018년 8월 무려 18년 만에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됐다. 제휴기간은 2019년 5월24일부터 10년이다.
이를 통해 현대카드는 연간 3조 원가량 결제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신용카드 결제액은 연간 3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코스트코 때문에 현대카드를 보유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코스트코 외 결제액도 늘어날 수 있다.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되기까지 정태영의 역할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파격적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태영은 처음 계약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코스트코와 계약을 맺는 사진을 올리며 "기뻐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년 전 미국 샌디에고에서 발급받은 코스트코 회원카드도 올리며 남다른 소회도 전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측의 평가에서 장기적 사업 파트너로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업계 상위권 도약
정태영은 2003년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현대카드를 업계 상위권으로 키워냈다. 현대카드 시장 점유율은 10%대 중후반으로 업계 3~4위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01년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인수 당시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약 1.8%로 업계 하위권이었다.
정태영은 2003년 5월 포인트 마케팅과 차별화된 혜택을 선보인 ‘현대카드M'을 내놓았다. 현대카드M은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신용카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만여 명이 가입했다.
현대카드 성장의 두 축으로 ‘디자인경영’과 ‘문화마케팅’이 꼽힌다.
정태영은 디자인경영을 통해 현대카드의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세계적 디자이너인 카림 라시드를 기용해 카드업계에서 처음으로 카드 옆면에 색을 넣는 ‘컬러코어’ 디자인을 선보였다. 또 빨강, 보라, 검정 등 카드 등급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도입했다.
새로운 디자인이 대중에게 큰 호응을 받으면서 현대카드의 이미지가 상승했고 색깔별로 현대카드를 수집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다.
색깔별 디자인은 프리미엄 카드 디자인에도 적용되고 있다. 카드의 정체성을 카드 색깔로 표현하고 이름도 색깔 그대로 쓴다. 현대카드가 2021년 5월 출시한 MZ세대(20~30대) 대상의 프리미엄 카드 이름은 ‘더핑크’다.
현대카드는 “핑크 색상은 귀엽고 로맨틱한 느낌이 강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로 잘 활용되지 않았지만 현대카드는 핑크 컬러 디자인에 강력한 혜택을 담아 젊고 역동적인 프리미엄 카드로 재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정태영은 2017년에는 ‘세로카드’를 내놓았다. 그동안 신용카드 디자인이 가로 형태로 이뤄졌던 만큼 이는 혁신적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2022년 5월 신용카드 전문매체 ‘카드고릴라’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출시된 카드 10장 중의 7장은 세로카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마케팅도 큰 성과를 거뒀는데 그 중심에는 2007년 시작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가 있다.
슈퍼콘서트는 세계적 유명 음악가를 섭외해 진행하는 공연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콜드플레이 등 대중음악가뿐 아니라 플라시도 도밍고와 같은 성악가도 무대에 올랐다.
‘컬처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연극, 전시전, 건축전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펼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본업과 거리가 있는 물, 와인과 보드카 신제품도 선보였다. 이름은 ‘잇워터’, ‘잇와인’, ‘잇보드카’다. 기존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세련된 용기에 담아 내놓았다. 정태영은 “디자인을 활용해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정태영은 현대카드의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5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 비전과 과제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021년 2월1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 함께 참석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정태영은 중장기적으로 정의선 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에서 독립해 현대카드의 독자생존 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정의선 회장 시대가 열리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의선 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과 매형인 정태영이 일부 금융계열사를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벌기업 특성상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형제자매가 지분을 정리해 계열분리를 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현대차그룹에서 정태영과 선 긋기로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 현대카드에 각각 별도의 경영체제가 들어선 데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 8월 서울역 근처 신축 건물로 둥지를 옮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2008년 여의도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는데 14년 만에 홀로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애초 재계 안팎에서 현대차그룹에 정의선 회장 시대가 열리면 정태영이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금융계열사 3곳을 들고 독립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현대캐피탈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현대카드의 홀로서기를 위해 정태영은 카드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의 신사업을 안정적 수익원으로 키워내야 한다.
정태영은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회사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 수익원과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2022년 신년사에서는 “모든 산업이 테크놀로지(기술)라는 도구에 지배되고 있으며 기술기업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 테크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영은 금융 테크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에 4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평가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2021년 12월9일 넥슨 넥슨코리아 옥상에 마련된 트랙에서 카트를 탄 채 파트너십 체결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카드>
정태영은 스스로도 밝힌 대로 직원들과 수평적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카드에 수평적 조직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직급체계 개편 등 다양한 작업도 진행했다.
정태영은 스스로를 민주적 리더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톱다운(Top-Down, 하향식) 방식의 고전적 리더에 가깝지만 차이가 있다면 의사소통 구조를 유연하게 운용한다고 말한다.
현대카드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사무실 문을 열어두는 별도 소통주간을 둔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발언을 하도록 지나치게 배려하지는 않는다.
2015년 매체 인터뷰에서 “회사 운영과 문화에서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윗사람한테 말을 하게 되고 서로 다른 부서끼리도 토론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협력사와 사업에 관련한 논의를 할 때도 직접 상대측 경영진과 만나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소탈하게 의견을 교환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 경영기법을 많이 도입해 ‘한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히 활용해 소통하는 한국의 대표적 스타 경영인으로 꼽힌다.
정용진 부회장과 2021년 11월 된장라면 밀키트(반조리간편식) 상품 '정든 된장라면'을 내놨다.
이 제품은 정태영과 정용진 부회장의 업무협의를 위한 만난 자리에서 탄생했다. 정태영은 본인의 레시피로 만든 된장라면을 소개했고 정 부회장이 이에 호응해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상품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은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디자인을 강조하는 경영인답게 개인적으로도 패션에 관심이 많고 멋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적 취향이 세련되다는 평가도 받는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넘치고 문화 쪽에 관심이 많아 현대카드의 각종 문화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콘서트나 공연, 전시 등의 문화마케팅에서 광고 콘셉트나 섭외 등 많은 부분을 주도한다.
가장 좋아하는 차는 현대차의 i30이다.
이스라엘 대사관, 스티븐 던바 존슨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사장, 배우 이정재를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긴다.
2021년 12월 인터넷으로 해본 MBTI 검사에서는 ‘ENTJ-T(대담한 통솔자)’ 유형이 나왔다고 한다.
2016년 3월 현대카드 임직원에게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태영은 파워포인트 사용을 금지한 뒤 보고서 분량이 줄고 회의시간이 짧아졌으며 논의가 핵심에 집중되는 등 여러 효과를 거뒀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종로학원을 설립한 부친